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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도 제7회 안산시 뇌졸중·치매 예방의날, 치매극복수기발표 (최OO님) 817
관리자 2016-04-08
『다음은, 치매 어르신 최OO님의 배우자분이신 박OO님의 치매극복수기발표 전문입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오늘 제7회 안산시 뇌졸중 치매 예방의 날을 맞아 이같이 좋은 잔치를 마련해 주신 안산시장님과 여러분을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치매와 파킨슨을 동시에 갖고 있는 남편 최OO씨와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 박OO라고 합니다. 저희 남편은 약 7년 전부터 치매예방 약과 파킨슨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다행이도 아주 예쁜 치매여서 천사처럼 또 아기처럼 조용하고 착하답니다. 우리는 매일 저녁이 되면 ‘오늘도 무사히 보낼 수 있서 감사합니다.’하며 기도하듯 살아가고 있습니다.

과거 저희 남편은 매우 당당하고 적극적이며, 매사에 능동적인, 게다가 아주 잘생긴 호남 이었습니다. 특히 목소리가 매우 커서 어디서나 여러 사람 눈에 잘 띄었고, 따라서 인정 많고 자상해서 동네 어르신들을 만나면 음식이나 술 대접하기를 좋아하고 어린아이들을 보면 언제나 미소로 손을 꼭 잡거나 흔들어 주고 그대로 그대로 지나치지를 못했습니다. 반면, 약주를 너무 좋아해 저의 속을 아주 아주 많이 썩혔어요. 그러던 어느 날 지난 추억의 사진들을 우연히 들쳐 보다가, “아-! 이사진이 언제 어디서 찍었지? 난 전혀 기억이 없네”하더라구요. 그 사진은 약2년 전 손주들과 아들 며느리 함께 해외여행 중 촬영한 사진이었는데 그 여행자체가 기억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즉시 종합병원에서 치매정밀검사를 받게 했습니다. ‘이 나이에는 있을 수 있는 일 입니다’라는 선생님의 진단 결과로 마음을 놓은 체 무심히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그 후 2년쯤 지나자 눈에 띨 만큼 기억 장애가 드러나기 시작 했으므로 재검을 받았는데 결과는 ‘알츠하이머 시초’라 했습니다. 순간 저는 모든 일상이 모두가 무너져 버리는 절망과 두려움으로 눈앞이 캄캄해 왔습니다. 치매가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많이 듣고 보아왔기 때문이었어요. ‘아-!앞으로 어쩌나?, 이 일을 어쩌나, 왜 하필 내 남편이 자신이 누구인지 조차 모르는 체 여생을 보내야 한다는 말인가? 우리가 여기껏 살아왔던 일상이 바람도, 구름도 모두가 서먹한 낯선 미지에로 떠나야 한단 말인가?’ 두렵고 서글픈 이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시 1-2년이 지나면서 여러 가지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사물이나 특히 언어에 인지력이 떨어지고, 불안 초조해하는 모습, 웃음은 차차 사라져가며 표정은 굳어지고 때론 심한 고집에, 같은 말을 반복하고 또 환각중세와 심지어 길을 잃고 자신의 옛집을 찾아가는 등, 거기다 늘 사용하던 글조차 잊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파킨슨까지 더해 보행마져 힘들게 되었지요. 저는 이와 같이 변해가는 남편의 모습들을 타인에게 공개하거나 보여주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남들 앞에선 피하고 싶었고, 부끄럽고, 정말 싫었습니다.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변한 이 모습에 마음이 아팠기 때문이었어요. 그러나 저의 생각이 바뀌어 가면서 현실을 인정하고 어두웠던 표정들을 환한 얼굴로 고쳐치기 시작했습니다. 특별히, 거의 남편을 이해하며 친절하게 잘 어울려 주시는 이웃들이 있어 고마웠고 힘이 생겼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도 우리에겐 소중한 삶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편, 저는 “인지치료를 위한 어떤 프로그램이 없을까?”하고 생각하던 중 안산에 위치한 시립노인전문병원내에 그러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도 기뻐 2014년 3월에 이곳 “뇌졸증 치매예방 사업단”에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환경도 좋았고 프로그램 내용도 매우 좋았습니다. 특히 봉사자 선생님들 모두가 매우 적극적이며 상냥하고 친절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집에서만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터에 주2회 이러한 교육은 정말 반가웠습니다. 그때부터 남편 표정이 좋아지기 시작했고,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 동료분들과 그 가족들과의 어울림을 매우 즐거워했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 이 프로그램에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더 욕심을 낸다면 지금보다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셨으며 합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어려운 문제들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병세가 짙어감에 따라 늘어가는 병과와 병원비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정신과 치료는 약제비, 진료비도 매우 고가여서 환자의 부담도 커지고 파킨슨병의 부담률10인 반면, 정신과 부담률은 매우 높았습니다. 따라서 신경과, 정신과 외에도 차츰 더 많은 병과들을 찾게 되었지요. 두 번째 환자 이동시 교통문제가 매우 어렵습니다. 저희 경우 대중교통 이용이 불가능 하기 때문에 현재 고맙게도 하모니 콜을 이용하고는 있으나 예약의 어려움과 반드시 통원시만 가능하기 때문에 나머지 경우에는 콜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도 늘어가고 있습니다. 세 번째, 조호자의 개인 시간 내기가 아주 힘이 듭니다. 저와 같은 경우는 24시간 남편과 함께 해야하기 때문에 저 자신을 위한 병원 진료라든가 은행가기 또는 시장 보기 등 제3자의 도움 없이는 조호자 자신이 혼자 해결하기엔 불가능합니다. 이밖에도 더 크고 작은 문제들이 수시로 발생 합니다.

이상과 같은 모든 상황을 수용하면서 조호자로서의 노력을 해보지만 때론 지치고 매우 감성적일 때가 있습니다. 특히 남편을 바라보면 마음이 아파오고 목이 메입니다. 얼굴은 땅을 향해 푹숙이고, 허리는 굽은 체 두 팔은 몸 앞으로 뚝 떨구고 앞으로 쏟아질 듯, 넘어질 듯 부축 받아 걷는 모습이 과거 건강하던 남편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며 옵니다. 그러나 할 수 있는 그날까지 남편 곁에서 오늘도 힘차게 살아가겠습니다.

끝으로 관계자 어려분께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현재도 우리 안산시와 국가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는 있으나 고령 사회에서 계속 늘어만가는 노인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이들, 특히 치매로 고통받는 이들과 그들을 돌보는 이들을 위해 보다 많은 관심과 배려와 지원을 아낌없이 해주시기를 바라면서 복지 정책이 국내에서도 1위가 될 수 있는 우리 안산시를 기대하겠습니다.


넋두리 같은 저의 두서없는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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